예쁜 내 반려견 하루야, 이젠 메모리얼스톤으로 널 추억할게

하루야♥

엄마가 이 곳 저 곳에 널 기록해둘테니

와서 보고 가라고 했었지이:)


여긴 엄마 두번째 블로그야

여기에도 널 기록하려고 해


또 울고 싶지않아서 카페에 와서 앉았는데

사람들 다 보는데 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헤헤 그럼 우리 멍뭉이 무지개 다리 건너던 날

엄마가 어땠나 한 번 들어보렴







아가 마지막 미용 전이네?


병원 가는 길에 이렇게 창문열고

바람맞는게 낙이었는데 그치이!


아이 예쁘다



아빠가 너 한번 쓰다듬어 보고싶다고

요새 난리셔






커다란 옷이 없어서

붕대를 못 긁게 엄마가 이렇게 

모자를 달아줬었지이이이


다시 봐도 귀엽네

딸기소년같아 +.+





하루야~하고 부르니까

날 이렇게 예쁜 눈으로 쳐다봤는데


이 눈을 한번만 더 볼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밥 위에 얹어진 고기를 다 먹고

뒤적뒤적 거리며 밥 알 다 빼내더니

물을 마시던 네가 생각나네:)



에휴 마지막에 마른 다리를 보니

정말...우리 멍뭉이 A+다리 근육이라고

쌤들이 다들 놀랐었는데...^^





그렇게 귀 붕대를 풀자마자

또 다시 의자 밑에 기어들어가서 끙끙대는 널 


병원으로 안고 달려가면서

참 걱정 많이 했는데 


하루 만에 나아서 정말 정말 고마웠는데...

그 다다음 날이었나


결국 울 아가 폐렴으로 입원했었지

심장비대증인 것도 서러운데 폐렴이라니...






이게 둘째날이었나



심장이 워낙 빨리 뛰는 네가 흥분하면 안된다고

멀리서 면회하라던 의사쌤 말에



벽 뒤에 숨어서 널 지켜보는데

넌 날 용케도 알아보고 

일어나서 소리를 냈어...



2주 넘게 붕대한 것도 마음 아픈데

산소기까지 끼고 입원해 있는 널보니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너 보여주려고 예쁘게 화장하고 갔었는데

다 지워져서 돌아왔었지^^;;






요건 셋째날



네가 이렇게 곤히 자고 있어서

소근소근 하루야~ 하고 부르다가


그냥 이 모습이라도 찍어두려고

사진을 찍다가 나도 모르게

핸드폰으로 유리문을 툭 치고 말았지








너는 깜짝 놀라서 한 쪽 눈을 떴는데

나인 걸 확인하자마자 


두 눈을 뜨더니 벌떡 일어나던 너...

그게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문을 열고 널 몇 시간이든 안고 있을 걸...








그냥 이 전 날도 너는 많이 나았었고

당일도 네가 2,3일 뒤면 퇴원이라길래

그런 줄 알았지...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다 나으면 데리러 올게란 말에 끙끙 거리며

평소엔 짖지도 않는 네가 이렇게 멍멍 소리를 내다니...



넌 혹시 네가 마지막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거니








오랜만에 모두 마음을 놓고

가족 식사를 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씻자마자 네가 위급하다는 연락이 오더라


울면서 달려간 입원실...




너는 산소기를 끼고 있는데도 숨쉬기가 힘든지

혀를 쭈욱 빼고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헥헥댔어...


엄마와 아빠가 널 볼 동안

나는 뒤에서 그저 울기만 했었지



나도 보고 싶다며 비켜달라고 하자마자

너는 날 보더니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 다리를 쭉 펴고

벌떡 일어나던게 기억난다


정말 너는 날 엄마로 생각했었구나





부모님이 집에 돌아가시고 한참을

너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는데


낮에는 그리 멀쩡하던 네 다리가

주사를 얼마나 맞았으면 피투성이가 되어가더라...


그때도 넌 나에게 안아달라고 

집에 돌아가자고 계속 미끄러지면서

한 발, 또 한 발 나에게 걸어왔었지




맑은 눈으로 날 쳐다보며 꼬리를 치고,

있는 힘 없는 힘을 쥐어짜내며

나에게 걸어오는 널 어떻게 보낼 수가 있냐며

난 한참을 울며 널 안고 있다가



4시간 동안 계속 약을 투입하는 걸 보며

널 편히 보내줘야겠다는 결심이 서더라





네 시간 뒤, 온 가족이 모였어



너는 그냥 숨을 쉬는데도 

온 몸의 근육을 다 써야 할 정도로 힘든 상태였는데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었지


그 모습을 본 오빠는

그냥 보내주자고, 

사람도 이 정도가 되면 버티기 힘들다며 울었어





다음 날까지 기다려볼까도 싶었지만

2시부터 6시까지는 면회가 되지않는 시간이라


그 사이 네가 혼자서 외롭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버릴까봐

우리가 널 버렸다고 생각할까봐


차라리 모두가 있을 때 널 행복하게 보내주기로 했지








엄마 아빤 차마 못보겠다고

너도 보면 마음 아플테니 보지 말라고 하셨지만


난 그래도 네가 편안해지는 모습만은 꼭 보고싶더라




마지막에 깽하고 소리를 지르는 강아지도

움직이는 강아지도 있다고 놀라지 말라고 하셨는데


넌 입근육을 움직이면서 행복하게 갔어

이제 안아프니 걱정말라고 웃은 거 맞지^^?



마지막에 선생님께 매번 대단한 일 하신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어




아침 일찍 너를 데려와서

네가 항상 있던 우리집 구석 구석에

널 놓아두고 인사를 시켜주었지


그리고 너와 함께 장례식장에 갔어







생각보다 많은 아가들이 세상을 떠나던 날이었지

그리고 넌 그 중에서도 제일 어렸고...


네가 떠나서 슬프기도 하지만

너무 젊은 나이에 떠나서 더 슬펐단다




하지만 계속 아픔 속에 고통스러워 하는 널 

약으로 연명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 보단


어쩌면 우리가 내린 결정이 

정말 널 위한 옳은 결정이 아닌가 싶어



아참,

우리도 서로 서로 연명 치료는 하지않기로

얘기를 나눴어^^... ...







너를 찍은 모든 사진들이 예뻤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었지


이걸 영정사진으로 결정했어

네가 마음에 드려나 모르겠네



꽃 구름 속에 널 보내주자고

구름처럼 생긴 하얀 솜 위에 널 올려두고

엄마와 난 울면서 예쁜 꽃 들을 빽빽히 꽂아주었어








네가 떠나기 전,

반려견 스톤이 있다는 걸 알려주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열심히 검색을 했었는데

메모리얼스톤이라고 뜨더구나



그래서 네가 외로이 어딘가에 뿌려지는 것보다

차라리 우리 가족 옆에 있는게 낫지않을까 싶어


우리도 반려석을 만들기로 했어







정말 살이 붙었을 땐 5.6kg까지

그리고 마지막엔 3.9kg까지 빠졌던 너


정말 한 줌 뼈로 남았구나...







정말 불순물 하나 넣지 않고

순수하게 너의 뼈로만 만든 반려견 스톤!


예쁜 하늘색이 되었네 그치?



아저씨께서 모양이 참 예쁘다고

정말 똑똑 잘 떨어졌다고 말씀해주셨어


맑은 너의 눈처럼 맑은 구슬이 되었구나







하루야 네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혹시 아니?


엄마가 초등학생때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항상 안고 놓아주질 않았던 새봄이란 말티즈가 있었어



나도 나중에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봄이라고 짓고 싶었는데

막상 따라지으려니 고민이 되더라



그래서 일본어로 지었어:)

하루는 일어로 봄이라는 뜻이거든




그래서 이렇게 예쁜 꽃이 핀 봄에 네가 떠났나 싶다




아빠는 만약 나중에 반려견을 혹시나 키우게 된다면

천년이나 만년이로 이름을 지으라고 하시더라


괜히 이름 때문에 일찍 떠난게 아닌가 싶어서

마음에 걸리셨나봐...


그런 뜻이 아닌데 헤헤:D







나는 매일 널 생각하며 아직도 눈물을 흘리곤 해




엄마와 나는 널 추억하기 위해

널 잃은 슬픔을 견뎌내기 위해


사진을 잔뜩 뽑아서 앨범을 만들어두었지




아참,

앨범 회사에서 우수 후기 당첨 문자가 왔더라고

너도 하늘에서 기뻤나보다^^!





몸이 안좋을 때면 들어가있던 의자 아래도 허전하고



내가 올라가 있을 때면 올려달라며

두 다리를 걸치고 나를 긁던 네가 참 생각나






이뇨제 때문에 마지막에 샀던 분홍색 배변판은

예쁜 여동생 꼬미한테 주고왔단다


혹시나 하늘에서 서운해할까봐 살짝 걱정이 되지만


어렸을 때부터 너와 함께한 초록이는 아직도 

엄마 방 앞에 놓아두었으니 걱정하지마^^!




우리가 외출할 때면 언제나 턱을 괴고 엎드려있던

현관 대리석도 참 허전하네






쇼파 위에 올려두면

내려올 생각을 않던 너


우리가 밥 먹을 때면 

항상 발 밑에 있곤 했는데



나는 아직도 가끔씩 식탁 아래를 보며 네 생각을 하곤 해:)






장난치다가 뛰어가서

 앞 다리로 마구마구 긁던 보라색 쿠션



저 위에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날 쳐다보던

네 두 눈이 아직도 아른아른 거린다




식사 후 환기를 시킬 때면

어김없이 달려와서 밖에 쳐다보고 싶다고

꼬리를 흔들며 끙끙대곤 했는데


널 안고 보던 창문도 이렇게 찍어보았어






약을 먹고 마지막으로 먹지 못했던 껌과 뼈다귀

아직도 버리질 못해서 너의 사진 앞에 두었는데


잘 먹고 갔나 모르겠네



혹시 몰라서 고기로 감싸있는 뼈다귀를 한 개 더 올려두었어

배고프면 언제든지 와서 먹고 가면 된단다





밥그릇도 깨끗이 씻어서

밥도 넣어두고 뻥튀기와 고기를 올려두었어

물도 채워뒀지...



그나저나 이걸 치울 수 있는 날이 올까 싶네...






장례식장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너의 공간을 만들어뒀어


미희이모가 예쁜 그림을 그려둔 테이블 위에

너와 네가 좋아했던 인형도 올려뒀지잉



자주자주 친구들을 바꿔 올려두고 있으니

심심하면 놀러와^^^^^^*


아참 너의 베스트 프렌드 푸우는

마지막으로 너에게 사준 옷을 입혀서

매일 밤 내가 안고 잔단다


네가 베고 자던 것처럼 말이야







벌써 한 달이 흘렀어

아직도 이게 꿈인가 싶다


어쩌면 네가 있었던 8년 반의 시간들이 꿈인걸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네가 좋아하는 산책 원없이 시켜주려고 했는데


난 아직도 마음에 걸려


사랑은 원없이 줬는데

외출을 원없이 시켜주질 못했다는 게...







첫 주인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는 강아지는 5%도 되지않는다는데



넌 그래도 행복하게 내 품에서 떠났을 거라고

정말 사랑을 많이 받고 가서 편안히 갔을 거라고

다들 그렇게 말해주더구나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내 아가 오늘도 내일도 죽어서도 널 잊지않을게

조금만 친구들하고 놀면서 기다려주렴



네 몫까지 조금만 더 열심히 살다가 갈게

그땐 우리 다섯이서 평생 행복하게 살자♥



정말 정말 사랑해

:* : 반려견 하루 :*: / 2017. 5. 1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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